By Eugene
저는 비만입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비만이 아니었던 시절이 거의 없습니다. 초등학교 때 저의 별명이 차돼지였습니다. 제 성이 차씨이고 돼지였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렇게 불렀습니다. 저는 밥을 항상 많이 먹고 빨리 먹습니다. 평생 그렇게 해온거라 잘 안고쳐집니다. 밥을 적게, 그리고 천천히 먹을려고 해도 작심삼일입니다. 그리고 운동도 안합니다. 저는 게을러서 움직이기도 싫어합니다. 잠도 많이 잡니다. 말그대로 돼지입니다.
그런데 제 인생에서도 딱 한 때, 살을 뺀 적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3년이었습니다. 물론 그 때도 그리 날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썩은 아니더라도 제법 날씬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저는 차돼지라 불리우는게 싫었습니다.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었구요. 그리고 멋있게 보이고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만약 먹는것까지 조절했다면 정말 날씬하게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먹는 것은 일단 패스하고, 운동으로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돈 안드는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 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에서 3학년 때까지 엄청나게 달렸습니다. 매일마다 달렸는데 한 번에 쉬지않고 한시간에서 두시간씩 달렸습니다. 정말 고통스러운 순간순간들이었습니다. 힘들어서 그냥 그자리에서 주저앉고 싶은 적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목표치를 달성해 내었습니다. 정말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이었습니다. 그 때는 잘 몰랐지만 커서 옛날 중고등학교 때 사진을 보면서 그렇게 고생한 보상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91년 중 3 올라가기 전 겨울방학 때 김해지방 SFC 수련회에서
(중 2 때부터 대학생 형, 누나들과 함께 마라나타 선교단에서 베이스로 활동했는데요,
이 때 참가한 학생들은 큰 키 때문에 다들 저를 대학생으로 생각했었죠)
92년 중학교 졸업식 때
94년 고등학교 3학년 때 교회에서
96년 아틀란타 올림픽 아웃리치 때 길거리에서
중학교 3학년 때 체력장 검사받을 때 운동장 다섯바퀴의 오래달리기에서 저는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1등을 하며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사실, 엄청나게 잘 뛰는 놈이 하나 있어서 막판에 아슬하게 2등을 해서 아쉽긴 했지만 나름 잘 달렸습니다. 그 당시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시길, 오래달리기 할 때 처음에 1등하는 놈은 결국 꼴등한다 라고 하셨거든요. 그러나 저는 평소 때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상관없었습니다. 1등을 했더라면 이야기가 매끄러웠을텐데 막판 뒤집기로 2등을 하는 바람에 별로 체면이 서지는 않네요.^^ 초등학교 때 돼지였던 아이가 오래달리기에서 2등을 했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참으로 감동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고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안했는데… 지금까지 운동하고는 담쌓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2년 전에 의사 선생님께서 저보고 고혈압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대로 계속 있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운동도 해볼려고 하고 음식도 조절해볼려고 했지만 잘 안되었습니다. 다~ 작심삼일로 끝났었습니다. 살은 오히려 더 찌구요... 이대로 있으면 저는 쓰러집니다. 이제는 일어날 때입니다. 이대로 그냥 있다가는 저는 죽을 것입니다. 몇 일 전에 이런 우울한 생각들이 많이 들더라구요. 여러가지 다이어트 방법들이 있습니다. 바나나 다이어트, 고기 다이어트, 뭐시기 다이어트… 저는 이런거 안됩니다.
아무 생각말고 뛰자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때 했던 그 무식한 방법… 죽도록 뛰는거… 옛날에 해 본 적이 있으니까 할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할려고 했는데 관절에 무리가 오는거 같더라구요. 일단은 걷기부터 시작했습니다. 한시간씩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CFNI에 운동장이 있어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어 너무 좋네요.) 마지막 15분이 거의 죽음의 시간이었습니다. 옛날에 경험했던 고통을 오랜만에 맛보았습니다. 한시간을 꽉 채우고 든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한시간을 이렇게 의미있게 보낼 수 있구나. 그냥 대충 보낼 수도 있었던 한시간을 뭔가로 꽉 채워서 보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뿌듯함이었습니다. 이렇게 1분 1초가 고통스러운데 차라리 먹는 것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깨달음도 자연스럽게 찾아오더군요. 그리고 나는 죽지 않는다 라는 자신감과 안도감 같은 것들도 생겨 났었습니다.
몇 년 전에 다이어트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요, 운동을 안하다가 몰아서 한꺼번에 다섯시간씩 하는 거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매일마다 꾸준히 해야합니다. 그런데 딱 30분만 운동하는 것은 살빼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30분이 지난 후 부터 지방이 태워집니다. 만약 40분 운동을 했다면 실제로 살을 빼는 시간은 10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한시간은 해야만 살 빼는 효과가 납니다. 저는 앞으로 한시간 이십분을 목표로 해서 걸을 것입니다. 대략 5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다이어트 운동을 한 결과가 됩니다. 사실 먹는것까지 조절해야 되는데, 일단은 운동부터 하면서 먹는 것도 조금씩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저는 이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지금 포기하면 저는 죽습니다. 그래서 죽을 각오를 하고 살을 뺄 것입니다. 혹시 저와 같이 비만이신 분들이나 고혈압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제 일어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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