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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June 28, 2012

 

장르이야기1에서 연결됩니다. http://eugenejulia.tistory.com/5


그런데 문제는 교회 안에서 장르 구분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클래식 피아노 전공자들은 대단한 독보능력과 연주적 테크닉을 가지고 있지만, 클래식이 아닌 다른 장르인 찬양팀에서는 반주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대부분 전 코드반주(?)는 잘 못해요.’ 라는 말들을 많이 하곤 한다. 또 어떤 경우는 자신이 잘 못하고 있다는 것조차 인식 못하고, 그냥 클래식 곡 치듯이 나름대로 화려하게(?), 또는 웅장하게(!) 편곡을 하여 찬양팀 음악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자신이 클래식 공부를 많이 한 만큼 자존심이 높으며, 찬양팀에서 하는 음악이 클래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연주기법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를 때가 많다. (오히려 워쉽음악을 아주 쉽고 수준 낮은 음악으로 생각하며 무시하는 분들도 가끔 있다.) 그런 클래식 전공자들을 위해 찬양반주법을 많이 레슨해왔지만, 그들조차도 1~2년 이상의 오랜 레슨을 받아야 될 만큼 이 찬양반주라는 게 절대 만만한 게 아니다. 철저히 악보만을 의지해 연주하는 클래식과 달리 찬양반주는 코드만을 보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면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수많은 이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비단 피아노 전공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악 전공자도 자신이 아무리 화려한 오페라의 주인공이었든지간에 찬양팀에서는 전혀 다른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며, 또다른 발성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장르가 전혀 다르다는 걸 인식 못하고 학교에서 배운 발성법 그대로 부르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일단 성악 발성법은 찬양팀에서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다. (특히 모던 워십에서는.) 박종호 같은 분들은 찬양팀에서 활동하시는 분이 아니라 솔로로 앨범을 내신 경우이다. 내가 맨 처음 박종호를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아마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쯤이었는데, 사촌동생이 너무 좋다며 추천을 해줘서 들었었는데, 첫 느낌은 죄송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거북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듣다 보니 그 앨범이 나중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가 됐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박종호의 앨범은 일종의 크로스 오버나 퓨전 음악으로 생각해야 할 거 같다. 그만큼 성악 발성법은 다른 장르와 어울리기가 힘들다. 노래에 소질이 있어 더 배우고 싶어 성악 발성법을 배웠는데, 나중엔 다시 그 성악 목소리를 없애기 위해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대학 때 성악을 전공한 한 친구를 찬양집회를 위해 몇년이 지나서 만났는데, 성악 목소리가 완전히 다 없어진 것을 보고 아주 감탄한 적이 있다. 그녀는 찬양팀에서 활동하기 위해 힘들게 배워서 만든 성악 목소리를 다시 더 힘들게 노력해서 다 없앤 것이었다. 지금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아주 인정받는 워쉽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성악 전공자의 목소리가 찬양팀에서 어울리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마이크의 사용이다. 마이크가 없던 시절에 발달한 클래식 음악에서는 최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멀리까지 들리게 부르는 게 필요했다. 그렇게해서 발전된 성악 발성법이 마이크를 사용하는 다른 장르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마이크는 작은 소리를 잘 들리게 하는 역할을 하기에, 마이크를 사용해서 부르는 가수들은 꼭 열창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성악에서도 항상 크게 부르는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음반을 들어보면 많은 가수들이 의외로 힘을 빼고 부르는 부분이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라이브에선 모니터링과 좋은 PA시스템과 좋은 사운드 엔지니어까지 많은 변수에 의지할 수 밖에 없지만 그건 모든 악기가 마찬가지니깐. 최상의 상황에서 부른다고 했을 때, 최대한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부르는 목소리가 가장 듣기 편하다. 자신이 평소에 말하는 톤과 같은 톤으로 노래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다고 한다. 자신의 노래할 때의 소리가 말하는 톤과 달리 많이 꾸민 소리라면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면, 간혹 소프라노였던 분이 자신의 음역이 높다는 것만 생각하시고 테너처럼 항상 멜로디보다 높은 라인을 부르는 경우가 있다. 사실 노래하는 사람이면 그런 유혹을 떨치기가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 임의로 만든 라인이 화성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왜냐면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신 분들은 주로 전통화성의 관용적 성부진행라인을 사용하시는데, 3화음이나 V7화음이 클래식에서는 잘 어울릴지 몰라도, 모던음악에는 아주 촌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반면 모던음악에서는 9도화성-정확하게는 3음을 생략한 add2화음을 종종 사용하는데, 클래식을 하신 분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느낌일 수 있다.) 제일 높은 음이 멜로디처럼 되기에 결코 음악적으로 좋지 않다. 남자는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여자보다 한 옥타브가 낮기 때문에 테너는 멜로디보다 높게 불러도 괜찮지만 소프라노가 멜로디보다 높은 음을 부르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좋지 않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블랙가스펠에선 가끔 소프라노가 멜로디보다 높은 음을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장르가 다른 것을 인식 못하고, 최고의 음악을 공부했다는 자부심과 자존심만으로 찬양팀에서 활동을 하면 슬프지만 오히려 실용음악 전공하신 분들께 무시받기 딱 좋은 케이스가 되버린다. 이런 이유에서 클래식 전공한 사람을 무시하는 실용음악계 분들도 참 많으신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가끔 클래식 음악하는 사람을 무조건 무시하는 실용음악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것 또한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긴 장르를 구분하지 못하고 연주하는 것은 클래식 전공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재즈 베이스를 전공하신 분이 재즈가 아닌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곡을 재즈처럼 워킹베이스를 사용하여 연주한다든지 근음을 쳐야할 자리에 자기 맘대로 3음이나 5음을 친다든지 하는 것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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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칼럼으로 보낼려고 장르이야기1을 쓰면서 바로 연결해서 썼던 글입니다.

뒷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올리지 않았었는데, 고민했던 뒷부분은 그냥 자르고 지금 올립니다. 장르이야기3도 쓰고 있는 중인데요, 조금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올리기가 역시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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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gene & Ju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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