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ugene
서론
연주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잘하는 것도 아닌 분들!!
그 상태로 10년 혹은 20년이 훌쩍 지나버린 분들!!
어떡해 해야 고급과정으로 갈 수 있는지 모르는 분들!!
이젠 매너리즘에 빠져서 음악의 열정히 서서히 식어가는 분들!!
은 이 글을 읽어보길 바란다. 피아노 연주자를 위한 팁이지만 피아노가 아닌 다른 악기 연주자들에게도 약간의 도움은 될 것이라 믿는다.
테크닉
나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많은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테크닉이 없어도 얼마든지 피아노 잘 칠 수 있다. 클래식 피아노에 쏟은 노력 20%만 써도 충분하다.” 는 말을 자주 한다.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꼭 맞는 말도 아니다. 이 말은 중급자에게는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 중급으로 가려는 중초보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초보라는 개념이 좀 모호하긴하다…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내 기준일 뿐이다.) 초보에서 중급 정도까지는 테크닉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반주가 아닌 연주 수준의 고급과정으로 가려면 테크닉이 필요하다. 고급단계에서는 테크닉이 아주 필수이다. 마치 클래식 피아노 치듯이 말이다. 오히려 클래식 보다 더 광범위한 테크닉이 요구되기도 한다. 다양한 리듬 연습, 스케일 연습, 장르별 연습 등등이 필요하다.
엄마의 레슨방식
내가 어릴 때 엄마가 피아노 레슨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엄마는 학생들에게 진도를 빨리 나가게 해주지 않으셨다. 다섯 번을 연속으로 완벽하게 쳐야 다음 예제로 넘어갈 수 있었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ㅡ,.ㅡ 네 번째에서 틀려서 다시 처음부터 쳐야만 했던 누나들을 보면서 측은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저 정도면 되지 않냐고, 그냥 넘어가면 안되냐고 속으로 외칠 때도 있었다. 내가 점점 커가면서 엄마의 레슨 방식을 생각하면서 그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학생들에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요즈음 와서 다시 드는 생각이 엄마의 방식이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의 방식도 상당히 맞고, 또한 중요하기까지 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반복연습!!
테크닉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엄마의 레슨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어떻게 해야 테크닉이 향상될까? 이건 사실, 나의 고민이기도 했다. 단순 테크닉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은 딱 한가지 뿐이다. 바로 반복연습을 하는 것이다. 될 때까지가 아니라, 된 다음에도 계속 반복해야 한다. 정말 무한 반복연습을 해야한다. 만약 아주 어려운 패세지가 있다면 미친 척하고 몇 백번에서 몇 천번 치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그냥 반복해서 치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몸이 차츰 익숙해지게 된다.
고급과정의 제일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반복연습”이다. 몇 번 치다 말면 절대로 고수가 될 수 없다. 초, 중급자들은 몇 번 연습해서 연주가 되면 자기가 그것을 연주 할 줄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착각일 뿐이다. 고수가 들었을 때 그 연주는 헛점 투성이이다. 어떤 곡을 다섯번 친사람과 오천번 친사람과는 연주의 질이 비교가 되질 않는다. 물론 다섯번만 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십번을 치면 훨씬 더 잘할수 있다. 그런데 오백번을 치면 어떻게 될까? 만약 오천번을 친다면 득도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엄마의 방식에 문제가 된 것은 단지 초보자에게 중급자의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란 걸 최근에 깨닫게 됐다. 그런 면에서는 맞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복연습이 최고의 연습방법인 것이다. 아내도 항상 그런식으로 연습했다고 한다. 다섯 번 연속 완벽하게 치기!! ^^
아내 vs. 나
그런데 사람마다 연습방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아내를 보면서 깨닫게 됐다. 피아노를 연습하기 위해 악보책이나 교재를 사면 나는 그 책을 최대한 빨리 끝내버린다. 예제나 연습곡도 대충 대충 거지같이 치고 넘어간다. 그런데 그런 나를 보고 있던 아내가 어떻게 그렇게 넘어갈 수 있냐고 물어본다. 나는 전체를 보지 않고서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전체 챕터부터 다 살펴보고 그 다음 처음부터 끝페이지까지 완전 대충 훑어본다. 그리고 예제들도 대충 쳐 본 다음에야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책을 읽고, 연습도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아내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내는 충분히 연습이 되지 않고는 도저히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거지같이 치고 넘어가냐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10시간의 반복…
내가 20대 중반에 했던 반복연습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대략 여덟 마디쯤 되는 연주하기 어려운 패세지 였는데, 그 날 당일에 열 시간 동안 그 여덟 마디만 죽어라고 연습을 했었다. 메트로놈 템포 1씩 올리면서 말이다. 한 번 치는데 1분이 걸렸다면 한시간에 60번, 열시간이면 600번이다. 대략 600번 정도 쳤다는 이야기다. 이걸 10일동안 하면 6000번쯤 치게되는 것이다. 아~ 얼마나 미련하고 바보스러운 짓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바보스러운 일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프로가 될 수 없다. (단정짓기는 뭐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은 확실하다.)
연습시간 확보하기!!
여기서 한가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연습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이것이 사실 넘기 힘든 현실의 벽이다. 내가 피아노 레슨받는 학생들에게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를 일주일에 3일~4일 정도 연습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좀 열심히 하는 학생에게는 과감하게 두시간도 권해보기도 한다. (한국에서 입시레슨할 때는 당연히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하라고 명령했었어야 했지만…^^) 대부분은 잘 못한다. 그리고 또 많은 경우 연습을 거의 혹은, 하나도 안하고 레슨 받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것이 내가 당면한 학생들의 현실이다. 이것은 선생인 나의 잘못도 한 몫했을 수 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열정을 쏟지 않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멀고도 험한 길
만약 본인이 프로페셔널이 될 의지가 없다면 시간을 그렇게 투자해서 연습할 의미가 없다. 이 글의 제목처럼 이것은 중급자들을 위한 팁일 뿐이다. 좀 다르게 말하면 음악으로 먹고 살려고 하는 사람들 즉,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팁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급과정까지는 어느정도의 열정과 재능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물론 나름의 노력은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그다지 고난의 길이라고 말할 정도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급과정은 다르다. 중급과정까지는 재밌고 신나게 갈 수 있지만 고급과정은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된다. 물론 이런 것들마저 즐기면서 해야겠지만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중급까지는 연습을 조금씩만 해도 되었는데 고급과정은 그렇지가 않다. 엉덩이가 아파서 죽을만큼 앉아 있어야 된다. 세 시간 정도는 몸풀기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적어도 다섯 시간 정도는 연습을 해야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덟 시간에서 열 시간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장시간 연습시 한가지 조심해야 할게 있는데 피아노를 칠 때 릴렉스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시간 연습하면 팔근육을 못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건 다른 악기들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팔이 아프면 곧바로 쉬어야 한다. 안그러면 평생을 못쓸 수도 있다. 연습시엔 반드시 온 몸에 힘을 빼야한다. 만약 열 시간을 연습할 계획이 있었는데 다섯 시간 쯤 뒤에 팔이 아프다면 그 때는 음악을 듣든지, 이론을 공부하든지, 책을 읽든지 해서 팔을 쉬어 주어야 한다.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쉬고 난 뒤 다시 연습해서 팔이 아프지 않으면 계속 연습하면 되지만 만약 계속해서 팔이 아프면 절대로 연습해선 안된다. 그 날은 연습 접는 날^^이다. 와~ 잘됐다~ 하고 쉼을 즐기면 될 것이다.^^ 그리고 다음부턴 더욱 더 팔에 힘 빼는데 전력하면서 연습해야 한다.
목마른 자들
중급과정에서 보통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첫번째는 이 정도면 됐다고 만족하는 사람들이고, 두번째는 계속 목마른 사람들이다. 그리고 목마른 사람들은 또다시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번째는 어떻게 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고, 두번째 부류는 방법을 다 알고 있지만 엄두를 못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두번째의 두번째 부류에 속한 거 같다.^^ 사실 첫번째 부류인 이 정도면 됐다고 만족하는 분들은 이 글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번째 부류라면 이 글을 꽤나 심각하게 읽어야 할 사람들일 것이다!!
나의 넋두리
나의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이미 많은 연주를 하고 있고, 돈도 벌어야 하며, 가정도 돌볼려면 나를 계발시킬 시간이 거의 나지 않는다. 나는 그냥 여기까지인가… 라는 생각이 들면 좀 우울해진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에 내가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이건 열정의 문제이다. 내가 그냥 쓸데없이 허비해 버리는 시간이 분명히 많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연습하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근데 마음을 안 먹는 것이다. 다른 말로 열정이 식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어쩌면 나에게 있어서는 그냥 낭비하는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꿈은 분명하다. 유능한 뮤지션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유능하지 못하다. 아직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삶에 좀 더 집중이 필요한 거 같다.
너무 분산되어 있고 복잡해서 내 삶을 콘트롤 할 수가 없다. 지금의 내 삶은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무의미한 반복만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 나이 이제 곧 40이다. 아직도 이러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 뭐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 시기마저 놓쳐버리면 안 될거 같다. 나는 지금 열정을 회복해야 할 때이다. 이 현실의 벽을 뛰어 넘을 의지와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 지금의 나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단계이다. 이걸 넘어서야만 한다. 늘 목마르다. 내게 필요한 슬로건은 바로 Just Do It!! 이다.
결론
글의 내용이 갑자기 산으로 갔다. 나의 우울한 상태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의도한 대로 글이 써지지 않아서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 한 참 뒤에 이 글을 다시 보면 삭제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빨리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음악을 10년이상 했으면 대부분 중급자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중급에서 고급으로 가는 과정은 아주 어렵다. 고급기술은 연마되는 시간이 초중급이랑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나 익히는데 시간과 머리(?)가 엄청나게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혀를 내두르며 포기하게 된다. 고급기술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무나 갈 수 있는 길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의 문제이다.
음악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한 결단 말이다. 만약 음악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면,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연주하는 순간이 가장 기쁜 때라고 느껴진다면… 그렇다면 다시 도전해야 한다. 열정이 식어져 가고 있다면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우리 인생은 너무나 짧다. 그래서 한 가지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 음악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음악하는 것에, 연습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하고 글을 마무리 지어야 겠다. 내가 고등학교 때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때 엄마가 나에게 하신 말이 있다. “음악은 1등 아니면 못살아 남는데, 음악해서 뭐할건데?...” 그 때 우리집은 아주 가난했다. 나는 그 때 결심했어야만 했다. 1등을 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면 1등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내가 1등을 한 건 아니다.^^; 물론 음악은 스포츠처럼 대결하는 것은 아니다. 전투적으로 음악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런 건 좀 구석기적인 마인드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하지만 최소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은 해야 하지 않을까.
열정이 식은 사람들은 다시 열정을 살리고,
열정은 있는데 방법을 몰랐던 사람들은 그냥 연습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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