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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저는 부산외고 중국어과를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안한지 너무 오래되어 많이 잊어버렸지만, 저는 중국어를 너무 사랑했고 중국어 배우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근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중국어 발음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예요. 중국어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4개의 성조(음의 높낮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어 중에서도 광동어 같은 경우는 6개의 성조와 표준어에는 없는 많은 발음을 더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전 광동어는 또 어떤 언어일까 참 궁금했고 배우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네요. 중국어 말고도 태국어는 5, 베트남어는 6개의 성조를 가지는 등 성조를 가진 언어가 몇 개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영어를 배울 때와 달리 중국어는 처음에 꽤 오랫동안 발음만 배우는데요, 그게 너무 재밌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언어를 배운 경험이 더욱 발음에 집착(?)하고 민감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다른 언어도 발음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별로 더이상 배우고 싶지 않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제2외국어로 선택한 일본어 수업에서는 발음을 그렇게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더라구요. 히라가나와 카타카나는 외웠지만 촉음이라든지 또 약간 변형되어 발음될 때라든지 그냥 대충 설명하고 지나가시더라구요. 그래서 너무 답답했고, 또 분명히 어떤 발음들은 한국말에는 없는 발음인데도 거기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을 하지 않으셨어요.

 

많은 한국사람들이 일본어 발음은 한국어 발음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일본어에는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이 많은데요, 특히 *무성음과 유성음의 구분이 확실하죠. 예를 들어, [ka] 소리가 나고 [ga] 소리가 납니다. 하지만 한국어는 자음을 구별할 때 기(氣, aspiration)로 구별해요. 소리를 낼 때 입김이 세게 나오면, 즉 [h]음이 더해지면 유기음, 그렇지 않으면 무기음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한국어에서 ㄱ, ㄲ은 무기음, ㅋ은 유기음이며 이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무성음 [k]입니다. 그리고 한국인은 어두(語頭)에서 유성음을 내지 못합니다. (단, ㄱ과 같은 예사소리는 유성음과 유성음 사이에서 유성음화되어 [g]소리가 납니다. 예를 들어 감기는 [kamgi]로 소리나죠.) 그래서 한국인은 어두의 는 모두 무기음이기 때문에 모두 같은 '가'로 들리게 되고, 외래어 표기법에서도 어두에서는 모두 '가'로 적는데요, 때문에 한국인이 이 무성음과 유성음의 차이를 분명히 구분하지 못하고 일본어를 말하게 되면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여기에도 재밌는 내용이 있네요. 더 자세하게 잘 설명한 거 같아요.

첫번째 http://sfpeter.blog.me/70018112523  

두번째 http://blog.naver.com/akary123?Redirect=Log&logNo=50099662452 

그 외에 자세한 것이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창에 '일본어 유성음' 이렇게 검색해 보세요~^^)


외국어를 공부할 땐 그 언어의 발음을 정확하게 배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발음을 그 언어의 것으로 새롭게 배우기 보다는, 자신의 언어에 있는 발음으로 공부하며 그것과 똑같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물론 자신의 언어의 비슷한 발음을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과 똑같다고 생각해 버리면 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외국인 중에 한국말을 제대로 하는 사람 보셨나요? 대부분은 아주 알아듣기 힘들게 우스꽝스러운 발음을 하곤 합니다. 그 이유가 한글의 ㄱ은 영어의 g, ㄷ은 d, ㅅ은 s 이런 식으로 한글을 영어의 발음과 같다고 생각하고 발음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렇게 배우지 않고 처음부터 귀로 들으면서 배우신 분들은 굉장히 한국사람과 비슷하게 발음하십니다. 개인적으로 이다도시의 한국말은 너무 알아듣기 힘든 반면, 로버트 할리의 한국말은 알아듣기 조금 쉽습니다. 여기서 만난 외국친구들 중에도 보통 외국인처럼 어색하게 '안 녕 하 쎄 요' 하는 분도 있고, '안녕하세요'를 굉장히 한국사람과 비슷하게 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정말 완벽하게 한국어를 정확하게 발음하시며 구사하시는 분은 참 드문데요, 하지만 저희 엄마는 그런 분을 한 분 만나셨대요. 오래전에 엄마가 섬기던 교회에 어떤 분 남편이 독일분이셨고 6개국어인가를 구사하시는 언어학자이셨나 그랬는데, 한국어를 조금도 어색한 부분없이 한국사람과 너무 똑같이 말해서 깜짝 놀랬다고 합니다. 어른이 되어 새로 배우는 언어도 제대로 공부하면 잘 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언어공부의 반(半)은 발음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발음할 수 있으면 들을 수도 있습니다. 리스닝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어휘력과 함께 '발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은 회화 중심이 아닌 리딩 중심으로 교육한다는 것입니다(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제가 중국어를 좋아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발음과 회화 중심으로 공부했다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는 리딩 중심으로 공부한지라(외고라 외국인회화 수업과 듣기 수업이 따로 있긴 했어도 나머지 수업은 거의 리딩 중심이었어요), 듣기가 많이 약했고 그래서 지금도 너무 잘 아는 단어도 발음을 제대로 몰라 못알아듣는 경우가 가끔 아니 자주 있습니다..ㅠㅠ  


아기가 말을 배울 때 수천 수만번 들은 후에 드디어 말을 하게 되는 것처럼, 언어를 배울 때는 듣는 것이 제일 우선입니다. 반복적으로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고, 더불어 제대로 된 발음을 병행해서 배울려는 노력도 중요한 거 같아요. 정확한 발음을 많이 들어야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고, 또 정확한 발음을  알아야 다시 잘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영어에도 우리나라 말에는 없는 발음이 많고, 또 아무리 그걸 뒤늦게 다시 공부하고 연습할려고 해도 잘 안되는 게 많은 거 같아요. 물론 발음이 좋지 않아도 영어를 잘하는 미국내 다른 외국인들도 참 많습니다.(차라리 그들이 더 부러울 때가 많아요..ㅠ) 미국에서 느끼는 차별 중 하나는 인종차별과 더불어 언어차별이예요. 사실 오히려 인종차별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차별하는 걸 많이 느낍니다. 아무리 아시안이라고 해도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2세는 무시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반면 영어를 유창하게 해도 액센트(자기 출신 특유의 억양이나 발음)가 너무 심하면 무시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에서 저희 블로그에서 잘 못하는 영어지만 발음이야기 등 여러가지 영어 이야기도 계속 할려고 합니다. 남편은 참 신기하게 이런 부분에서 저랑 코드가 맞는 거 같아요. 남편도 저만큼이나 발음에 관심이 많으니깐요. 

글 중에 저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네이버 지식을 참고했습니다.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1&dirId=11080402&docId=61221397&qb=7J2867O47Ja0IOuwnOydjCDsnKDshLHsnYw=&enc=utf8§ion=kin&rank=1&search_sort=0&spq=0&pid=R5YmJ35Y7vwsst654C0ssc--285961&sid=UJvhvfLIm1AAAA7iC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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