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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제가 맨 처음 지금 다니는 흑인교회 The Servant House에 왔을 때, 제임스라는 분이 피아노를 치시면서 찬양인도를 하고 계셨어요. (저희가 흑인교회에서 연주하게 된 경위는 다음에 얘기할게요~) 그 때 베이스 주자가 없는지라 남편이 필라델피아서 오기 전 몇 주 동안 제가 베이스를 쳤습니다(남편이 오고 나선 제가 세컨키보드를 쳤죠.) 아무튼 그 때 처음 듣는 곡들을 악보도 없이  쳐야 했는데요(여태까지 흑인들이 악보를 보는 자체를 한번도 못봤어요..;; 아마 진짜 프로페셔널들은 악보를 볼 줄 알겠지만요. 한국은 당연하게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악보를 읽을 줄 모르더라도 그냥 다 자연스럽게 보기는 보잖아요. 근데 여기 미국에선 음악 공부를 따로 하지 않는 이상 악보를 보는 일이 잘 없는 거 같아요. 저희 교회에는 악보 자체가 아예 없답니다..^^; 하긴 악보를 못보는 건 많은 백인들도 마찬가지예요. 여기에 관해서도 다음에 기회되면 얘기할게요.) 어떤 곡은 너무 어려워서 토요일 연습 후 집에 가서 거의 밤을 새다시피 카피를 해서 다음날 아침 제가 만든 악보를 들고 가서 연주를 하기도 했어요. 연습 때마다 거의 순전히 귀로 듣고 즉석에서 따라 쳐야 했죠.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재미있기도 했구요. 아무튼 그렇게 흑인가스펠들을 하나씩 배웠습니다. 


Mr. 제임스는 정말 정통 흑인가스펠을 많이 알고 계셨어요. 피아노를 꽤 잘 치셨고 특히 노래를 정말 잘하셨어요. 찬양인도도 너무 잘하셔서, 이 분이 하시면 다들 은혜의 도가니였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원곡의 키와 상관 없이, C와 F 키 외에는 절~대 #(샾)계통의 조로 연주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이 분이 제일 좋아하시는 조는 Gb 그리고 Db이였습니다^^ 근데 AB조는 말할 것도 없고, 그렇게 흔한 G, D, E도 절대로 안한다는 거였어요. C, F외엔 무조건 Db, Eb, Gb, Ab, Bb이었습니다. 뭐 저야 무슨 키로 연주하든 별 상관 없긴 한데, b(플랫)계통 조, 즉 검은 건반이 으뜸음인 조를 좋아한다는 게 참 신기하고 인상적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흑인들은 #계통 보다 b계통 조를 좋아하더라구요. 처음에 음악을 배울 때부터 검은 건반 위주로 b계통으로 음악을 배우는 거 같아요. 아마 그게 그들에게 더 쉽게 느껴지는 걸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흑인들의 자존심과도 약간의 관련은 있지 않을까 싶어요.(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처음 저희 교회 목사님 집에 갔을 때 좀 놀랬던 게, 벽에 걸려있는 그림들의 주인공들이 전~부 흑인인거예요.(최근엔 동양인 그림도 사셨더라구요^^) 심지어 예수님처럼 보이는 분이 아이들을 안고 있는 그림도 흑인이었어요. 제 동생도 다른 교인집에 초대 받아 간 적이 있는데, 집에 있는 인형들도 전~부 흑인인형이라 정말 낯설고 신기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저흰 어렸을 때 아무런 생각도 없이 전부 백인인형만 갖고 놀았더라구요. 종이인형이든 마론인형이든 전부 백인인형이었던 거예요. 어렸을 때 본 대부분의 만화 주인공들도 백인이예요. 그리고 크레용에도 보면 살색이란 게 있죠. 근데 사실 알고 보면 그 살색은 동양인의 살색이 아니거든요. (미국에선 '살색'이란 용어 자체에도 논란이 많은 거 같아요.) 그런 식으로 어렸을 때부터 백인에 대한 동경을 무의식적으로 키워온 거예요. 제 2살짜리 조카에게 교회 어떤 분(백인아줌마)이 자기 딸이 갖고 놀던 중국여자애인형을 주셨는데, 그 인형이 어찌나 낯설었는지 몰라요! 바비인형에도 분명 황인바비도 팔지만, 그 바비를 사는 한국분이 얼마나 계실까요. 아니 바비가 아니라도 왜 한국의 인형회사는 황인인형을 거의 절대로 만들지 않는 걸까요. 그만큼 백인은 우월하고 다른 유색인종은 열등하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다들 하는 거 같아요.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백인이 되고 싶어하시죠. (사실 저도 안그랬다고 말할 수 없어요..ㅠ) 


하지만 그에 비해 대부분의 흑인들은 자신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거 같아요. 몰랐던 사실인데 아이폰 등 스마트폰도 보면 흑인들은 주로 검은색을 쓰고요, 백인들은 주로 흰색을 쓰더라구요(아이폰5는 블랙이 대세라고 하긴 해요ㅋ) 아무튼 흑인들의 자존심 지키기는 웬지 찡하면서 참 멋있어 보입니다! 우리도 동양인으로서 우리만의 것을 긍지를 가지고 지키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딴소리가 넘 길었네요^^; 

반대로 백인들은 #계통 조를 좋아해요. 그 이유는 모던락이 대세인 요즘 백인음악은 기타가 중심인 곡인 대부분인데요, 기타에서 #계통 조는 치기 쉽지만 b계통은 좀 까다롭거든요. (그래서 플랫계통 조를 연주할 땐 다들 카포를 사용하시죠.) 사실 전 기타는 못치지만 베이스로도 플랫계통은 좀 치기 싫긴 해요. 남편이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E조는 기타의 궁국의 조라구요(여기에 대한 제 남편의 자세한 글을 보시려면 클릭하세요~


http://eugenejulia.tistory.com/85). 


기타에서 제일 치기 쉽고 또 듣기도 좋은 조가 E(샾 4개)라고 합니다. E코드를 잡을 때 개방현을 많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요즘 백인 곡 중 제일 많은 조는 E조인 거 같아요. 요즘은 심지어 #이 5개 있는 B조 곡이 유행이기도 합니다. (One way Jesus 이후로 갑자기 B조곡들이 많이 생기는 게, 다들 괜히 따라하는 거 같기도 해요..ㅋ)  


뭐 또 그렇다고 흑인들도 기타를 안치는 건 아니예요. 대단한 흑인 기타리스트들도 참 많죠. 근데 흑인들 음악은 주로 락보다는 재즈나 펑키 쪽 음악이 많고 아무래도 이런 음악들은 개방현을 많이 사용하는 간단한 코드보다는 텐션이 많은 코드를 많이 쓰다 보니 무슨 조를 하든 어자피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피아노 신동 Frank Sugarchile RobinsonCaldonia  니다. 부기우기죠.

다들 한번씩 보셨을 거예요^^ 여기서 프랭크 슈거칠리 로빈슨이 치고 있는 조는 Gb입니다~ 

 

꼬마가 어쩜 저렇게 피아노도 잘 치고 노래도 맛깔나게 하는지..!

정말 너무 귀여워 죽겠네요 ㅋ

(위 영상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보세요~


http://blog.naver.com/cheory73?Redirect=Log&logNo=30023114822)


아무튼 결론은 계통 조든, 플랫계통 조든 상관없이 12조를 다 자유롭게 칠 수 있도록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하고 봐야겠죠?^^ 


그나저나 위에 피아노 치는 손 사진은 5년 반 전에 한배오빠가 찍어 준 제 손인데요,

지금의 제 손을 보니 미국 와서 운전하면서 많이 탄 데가 설거지도 많이 해서 많이 늙은 거 같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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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gene & Ju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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