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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gene

 


서론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의 어느 날난 그 날을 잊지 못한다. 그 날은 엄마에게 기타코드 주법(^^)으로 피아노를 배운, 적어도 나에게는 역사적인 날이다. 바이엘 오른손과 왼손 코스를 무난하게 통과한 뒤 양손 들어가면서 피아노를 포기했었어야 했던 7살 때의 나. 오른손으로만 멜로디를 근근히 칠 수 있었던 나는 양손으로 피아노 반주를 하던 여자애들이나 누나들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차피 양손으로 피아노를 칠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 정식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은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교회 반주자이자 피아노 선생님이었던 엄마에게 코드로 피아노 치는 것을 배웠다. 신기하게도 양손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양손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6년동안 피아노는 내가 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라 여겼기에, 양손으로 현란하게 치는 내가 더더욱 믿어지질 않았다. 빠른곡 위주로 실로암같은 곡들을 많이 쳤다.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새벽을 찾아 떠난다~’ 쿵작작 쿵작쿵작~ 하면서 신명나게 피아노를 두들겨 댔다. 그리고 화려하게 만들어 넣었던 왼 손의 베이스 라인. 정말 환상이었다그렇게 신날 수 없었다.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 심장이 쿵닥거린다. 느린곡은 어떻게 쳐야할지 몰라서 좀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아르페지오로 적절하게 쳤다. 그렇게 3년 정도가 지났을까

기독교 음악이 뭔가 바뀌기 시작했다! 복음성가의 현대화랄까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주로 불렀던 곡이 이렇다. ‘그 때 그 무리들이, 우물가의 여인, 실로암, 문을 열어요 활짝,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네…’ 그런데 주찬양1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달라졌다는 것이다. 고급스럽다고나 할까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 가서는 주찬양 1집만 내내 듣고 다닌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때(1989) 울 교회 여자동기가 주찬양 1집에 수록된 곡 우리의 어두운 눈이를 음반하고 거의 똑같이 치는 것을 보고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어떻게 저렇게 세련되게, 그리고 음반이랑 똑같이 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거의 충격에 휩싸여 몇 일 동안 그 생각 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비밀 하나를 알아내고야 말았다. 주찬양 1집 피아노 악보를 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 나도 주찬양 1집 악보를 샀다. 그리고 미친 듯이 죽어라고 연습했다. 그 이름, 나 가진 재물 없으나등등 주옥과 같은 곡들을 연습했다. 사실 주찬양 이후로 수많은 찬양팀이나 가수들이 나왔다. 나의 10대 시절이 한국의 CCM이 시작 되던 때라는 것을 그 때는 몰랐던 것이었다. 나의 중학교 시절은 찬양음반과 악보를 사서, 듣고 피아노로 따라 쳤던 시절이었다. 내가 연습한 음반들과 악보들은 이랬다. 주찬양 씨리즈, 전하세 예수 씨리즈, 박종호 씨리즈, 옹기장이 씨리즈, 찬양하는 사람들 1등등이 있었다.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는 박종호 씨리즈에서 배우는 게 가장 많았고, 여전히 주찬양 씨리즈도 조금의 도움은 되었다. 하지만 주찬양 정도의 느낌은 악보가 없어도 연주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와 있었다고 생각했다. 박종호도 조금씩 질리고 호산나 인테그리티(Hosanna Integrity) 씨리즈 모으는 재미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고때 작곡을 배우고 결국 작곡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교 2학년 때(1996) 미국에 가서 기독교 서점에서 Songbook 시리즈 등 호산나 악보들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그 때 구입한게 Ron Kenoly의 Lift Him Up, God is Able, Sing Out 그리고 Alvin SlaughterGod Can 그리고 Don Moen 의 몇 가지를 구입하였다. 물론 호산나 씨리즈의 CD는 당연히 엄청나게 많이 샀었다. 그리고 모빌에 있던 호산나 인테그리티 사무실에 방문하여 Don Moen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돈 모엔이 Rivers Of Joy직접 싸인도 해서 선물해 주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몇 년 동안 이 악보들을 거의 완벽하게 섭렵했었고 이 악보들이 나의 음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주었다. 그러면서 클래식 피아노도 열심히 했고 20대 중반에 들어서서는 재즈에도 관심을 갖고 재즈도 열심히 공부했었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음악을 하는 현재의 내가 되었지만나는 그냥 만족했다. 중학교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20살이 넘으면 과연 지금보다 음악을 훨씬 잘 하게 될까?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의 내 모습을 정말 보고 싶었다. 내 모습에 실망하면 어떡하나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20대의 나는 내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나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 어쨌든 나는 음악적으로 계속 발전을 거듭해 왔고 나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최근에 미국 와서 생존하느라(^^) 좀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음악의 끈은 놓지 않을려고 많이 몸부림 쳤다.

이 때까지는 서론이었다. 이제 본론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서론이 상당히 길었다. 하지만 본론은 금방 끝날거 같다. 본론은 간단하다. 그렇기에 설득하기 위해서는 나의 개인적인 음악 역사를 적을 필요가 있었다. 이제부터 교회 찬양팀에서 연주하려고 음악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연주 팁을 드릴려고 한다.

 


본론

첫째, 곡을 무조건 많이 연주해야 한다.

찬양집에 아는 곡이 있다면 닥치는 대로 연주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연습했던 곡을 또하고 또하고 계속 반복해서 연습해보아야 한다. 계속 연습하다보면 악보를 안보고 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가 되면 새로운 곡도 한 두 번 들어 보면 악보 없이 칠 수 있는 단계가 된다.

다시 거듭 말하지만 곡을 많이 연습해야 한다. 이 단계가 없으면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는 곡들만 연습하지만 더 이상 연습할 곡이 없다면 이제부터는 모르는 곡도 닥치는 대로 연습해야 한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에게 코드로 피아노 치는 것을 배운 뒤로 (사실 코드 대여섯 개 배운 게 전부다^^) 내가 근 3년간 한 일이 바로 이 일이었다. 닥치는 대로 곡치기!!

화성학 배우는 거 보다 훨씬 중요한 게 곡을 많이 연주하는 거다. 화성학부터 배우면 안된다. 연주가 뒷받침이 안 된 상태에서 이론을 배우면 그것이 독이 될 확률이 굉장히 높다.  요즘은 악보집이 잘 나와 있다. 코드별로 수백, 수천곡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다. , 지금부터 1, 2년간은 찬양집에 있는 곡들을 닥치는 대로 연습해 보자. 잘 안돼도 하다보면 된다. 누구한테 배울 생각 하지 말고 무조건 곡만 연습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

 

 

둘째, 곡을 최대한 원곡과 비슷하게 카피해야 한다.  

그냥 곡들을 연주만 해서는 안된다. 그냥 닥치는 대로만 곡을 연습한다면 형편없는 연주로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할 것이다. 첫번째 단계는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연습이고 워밍업의 단계일 뿐이다. 나도 3년동안 쿵작작 쿵작쿵작~ 하면서 촌스러움의 극치로 연습했었다. 절대 그게 좋은 연주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아직은 기초단계일 뿐이다. 이렇게 쿵작작하고 피아노 치던 시절에 음반을 들으면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피아노를 화려하고 튀게 치지 않을까? 나는 이렇게도 신나고 크게 치는데 말이다. ㅋㅋ 이 때는 음반에서 피아노 치는 사람들이 못하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나의 연주가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의 연주가 거의 소음에 가까운 경지의 연주라는 것을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했다. 초보자분들에게 질문 하나 하겠다. 찬양음반에서 연주하는 것과 본인의 연주가 비슷한가? 아님 좀 많이 다른가? 나는 많이, 아니 아주 많이 달랐었다. 나의 연주는 너무나 저질적이었다.-_- 결국 나의 연주에도 대변화가 일어났다. 음반처럼 연주하는 것이 정상이고 나의 연주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식 할 수 있었던 계기는 곡 카피를 하면서부터였다.

카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음악을 듣고 따라하는 방법이 있고, 또다른 하나는 카피된 악보를 보고 연습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악보를 볼 수 있다면 카피된 악보를 보고 연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악보를 못읽는 뮤지션이 많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건 아주 플러스 요인이 된다. 나의 십대시절에는 찬양음반과 함께 피아노와 4성부 노래 악보를 같이 팔았다. 한마디로 이미 카피 되어진 악보를 팔았던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큰 행운이었고 축복이었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부터 대학교 4학년 정도까지 10년 정도를 이런 카피된 악보를 보고 연습하고 연구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악보를 아무리 많이 봐도 실력이 늘지 않는 경우도 당연히 많다. 아무 생각없이 악보만 보고 연주하는 것은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악보를 보면서 늘 패턴화할려고 노력해 왔었다. 좋은 라인이 있다면 그것을 패턴화시켜서 꼭 다른 부분에도 적용을 했었다. 이런 과정이 쉬운일은 아니었다. 굉장히 머리가 복잡하고 하기 싫기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나는 악보를 보면서 좋은 부분이 나오면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생각을 계속 해야만 하는 댓가를 치뤄야 한다. 생각을 하고 연주를 한다는 것은 아주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악보만 보고 연주하는 사람의 결국은 악보가 없으면 꽝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악보들을 연습하며 패턴화 시켜왔다. 10년쯤 지나니 이제는 무시하지 못할 만큼의 연주패턴이 쌓이게 됐다.

그리고 음반을 들으면서 자신이 직접하는 카피도 병행해야 한다. 남이 다 그려준 악보만 의존하면 그만큼 자기 것이 될 확률이 낮다. 직접 고생하면서 밤낮으로 음반에 있는 라인들을 힘겹게 채보해서(꼭 악보로 적을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말이다…) 연주하면 그것은 그만한 가치를 가진다. 직접 카피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프레이즈 하나를 카피하기 위해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을 들어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라인은 내 연주에 절대적인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을 강력하게 말하고 싶다. 때로는 그렇게 카피하는 것이 시간낭비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카피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연주는 5년만 지나보면 명백히 차이가 나게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카피는 두 가지 방법으로 다 해야 한다. 카피된 악보를 가지고 연습도 해야하지만 직접 삽질해가면서 카피도 해야 한다.

 


세째, 이제는 이론을 본격적으로 배울 때이다.

5년 정도 이렇게 열심히 곡들도 연습하고 악보 보고 연구하고 카피하다 보면 대략 두 가지를 보게된다.

첫번째는 음악의 원리를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 나름의 이론이 정립 된다고 볼 수 있다. 화성의 진행도, 화음의 색깔이나 느낌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곡의 기승전결도 이해하게 되고 리듬패턴이나 음악 전반의 이론들이 나름대로 정립이 된다.

두번째는 음악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연주는 할 수 있지만 왜 이렇게 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하게 된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할 때이다. 물론 이 때까지 음반을 통해서 악보를 통해서 아님 책들을 통해서 배워왔지만 이런 것들을 통합시켜야 하고 특히 피아노나 기타 파트는  화성학을 통해서 화성이론을 확립을 해야한다. 물론 이런 것도 혼자서 할려면 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혼자서 가는 길은 너무나 험하고 불안해 보인다. 어쨌든 이 때 배우는 이론은 그야말로 꿀송이보다도 달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연주하면서 알았던 것들의 이유를 깨닫게 되고 혹은 몰랐던 것들을 배우면서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것들이 맞추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내가 고3때 작곡을 레슨 받으면서 받았던 느낌이다. 나의 레슨 선생님은 나를 무척이나 인상 깊게 보셨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여자분이셨는데 그 남편분을 내가 대학교 때 뵈었는데 그 분이 이러는 것이었다. 우리 와이프가 왠만하면 학생들 칭찬 안하는데 나에 대해서는 항상 칭찬하고 아직까지도 나를 회상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음악을 잘하는 아이가 없었다는 것이다.ㅋㅋㅋ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선생님께 작곡과 화성학을 배울 때, 그것이 나에게는 꿀송이 같이 달 수가 없었고 (성경이 그래야 하는데 큰일이다…) 정말 스펀지처럼 배우는 것들을 흡수했었다. 레슨 한 시간 한 시간이 나에게는 깊은 깨달음의 시간이었고 그렇게 황홀할 수가 없었다. 화성학을 거의 다 뗄 무렵에는 온 천지가 내 것인 마냥 기뻤었다. 억지로 공부하는 게 아니라 내가 너무나도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웠기 때문에 선생님도 나를 특별히 기억하셨던 거 같다. 때 레슨 받을 때 선생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각난다.  이렇게 곡을 쓰고 음악을 할 수 있는 게 기쁘지 않니? 나는 이것보다 기쁜 게 없단다너무나 만족해 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렇게 행복하게 보일 수 없었다. 물론 나도 너무나 행복했고 지금도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결론

이 글을 쓰게 된 두 가지의 목적이 있었다.

첫번째는 초보 연주자들이 카피를 좀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최근에 나는 많은 초보자들과 함께 연주하고 있다. 제대로 된 연주자 한 명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훌륭한 연주자들이 될 것을 믿는다. 물론 나는 인내해야만 할 것이다. 그들이 자랄 때까지 말이다. 쉽지는 않다. 아주 긴 시간이 걸릴 것이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빨리 초보의 길을 탈출하는 길은 곡을 카피하는 수 밖에 없다. 사실 음반에서의 연주는 그 연주자의 엑기스가 담겨 있는 것이다. 앨범녹음을 할 때 연주자는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앨범 안에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것을 카피하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이 평생했던 것을 단숨에 내 것으로 만들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레슨을 받기 전에 본인 스스로 먼저 해야할 일들을 말해 주고 싶었다. 레슨을 받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레슨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평소 때 음악에 관한 의문과 질문이 많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좋은 음악을 들어야 하고 혼자 (생각하면서) 연습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들은 어느 정도 연습이 되어있으면 좋다. 물론 혼자서 못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런 분들은 처음부터 레슨을 받는 게 좋다. 하지만 레슨을 받으면서 음악에 관한 호기심과 본인만의 연구가 같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러면 레슨의 효과가 극대화 된다. 물론 레슨 선생님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뮤지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즐기면서 음악을 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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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gene & Ju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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