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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gene



2000년 초반쯤에...

저희 찬양팀에서 드럼치던 형이 서울재즈아카데미 다니던 시절, 수업시간에 드럼선생님한테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때 드럼선생님은 박철우 쌤이었습니다. (옛날에 부산에서 드럼 제일 잘쳤던 분이셨는 서울 올라가셔서 교수부터 시작해서 많은 활동을 하셨습니다. 퓨전재즈그룹 웨이브의 드러머로도 활약하셨구요~) 하루는 철우쌤 와이프가 하도 졸라서 함께 교회갔다고 합니다. 아마 교회에서 드럼을 쳐달라고 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수업시간에 "야!! 교회다니는 놈들 손들어봐라!! 어이그~ 너네들 교회에서 그런음악 하고 다니나?" 고 하면서 비웃음섞인 어조로 교회음악에 대한 조롱을 늘어놓았다고 합니다. 다시는 교회 못가겠다고!! (철우쌤 와이프님의 더욱 절실한 기도가 필요하게 되었네요...ㅠㅠ)


저는 그 때 그 말을 들으면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가 했던 교회음악은 나름 수준도 높고, 나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편곡도 멋지게 했고, 카피도 열심히 했고, 밴드랑 연습도 정말 많이했고... 저는 정말 제가 하고 있는 교회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났었습니다. 주일 15분~20분 찬양을 준비하기 위해서 제가 공을 드린 시간은 엄청났었습니다. 매 주 청소년 집회 한시간분량으로 찬양해야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 때는 정말 죽음이었죠. 집회를 위해서 일주일 6일을 매일 모여서 3시간 이상씩 밴드합주연습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박철우 쌤의 조롱앞에서... 어떻게 지금보다 잘 할 수 있지? 싶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불편한 소리들이 들려오더라구요~ ㅠㅠ 


"뭐, 교회에서 하는 음악인데!!" 

"교회 음악이 뭐 다 그렇지!!"


심지어 미국와서도 미국인한테도 똑같은 소릴 들었습니다. 달라스 오기 전 필라델피아에 있을 때였는데요. 기타센터에서 드럼을 치고 있었는데, 제가 꽤 잘쳤나 봅니다. 기타센터 직원이 살짝 흥분한 상태로 저보고 무슨 음악을 하냐고 묻길래. "Church Music!!" 이라고 대답했더니 웬 똥씹은 얼굴로 "너 같은 실력으로 그냥 교회음악을 하냐?" 라고 안타까워하더군요. Just Church Music?... 물론 실력을 인정을 받아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교회음악은 왜 씹힌거죠?



자, 이제 제가 하고 싶은말을 좀 쓰도록 하겠습니다. 

교회에서 음악하시는 분들 좀 열심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특히 음악을 전공하신 분이라면 더더욱 그렇구요. 제가 이 때까지 필드에서 경험한 바로는, 교회니까 대충해도 된다는 마인드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이건 특히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더 심합니다. 자신들의 어메이징한 무대는 따로 있고 교회는 그냥 손풀기장소, 용돈버는 곳, 수준낮은 무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게 현실이었습니다. 




교회에서 흔히 듣는 말 "은혜로 찬양합시다~"는 정말 악한 말입니다. 다시는 우리입에서 은혜로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말은 "대충대충 합시다~"와 똑같은 말입니다. 물론 사람이 살다보면 대충대충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걸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죄송하게 생각할 문제이지, 그게 은혜가 될 수 있는 문제인가요? 은혜라는 말의 대표적인 오용입니다. 교회에서 열심히 하려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명성이 걸린 자리라면 그렇게 대충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직히 놓고 해서 음악하시는 분들, 무대다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있나요? 교회만큼 잘 준비된 무대가 있나요? 매 주 교회에 마련된 무대를 멋지게 만들어보고 싶지는 않나요? 하나님께 찬양을 드린다는 마인드가 없더라도 그냥 자신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적어도 세상사람들은 자기의 명성을 걸고 음악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 음악을 한다면 하나님의 명성이 우리에게 걸려있는거 아닌가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무대를 그리워하지말고 매 주 있는 무대에 자신의 명성을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애착과 열정이 생길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잘할려고 노력할거구요!! 




제가 한국에 있을때부터, 음악전공자들과 함께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연주할 때 들었던 말이 그냥 대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꼭 그 말을하지 않는 경우라도 태도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구요. 그 때 제가 받은 느낌은 이랬습니다. 그럼 어디서 연주를 그렇게 잘할려고 자기 실력을 저렇게 아끼나? 교회는 물로 보이나?




한 번은 어떤 한인교회에 드럼을 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음악이 너무 촌스러워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연주하면서 수치심을 느끼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특히 찬송가를 연주할 땐 정말 최악이었구요!! (그 때 박철우 선생님께서 욕하셨던 그 교회음악이 무엇이었는지  몸소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능력이 안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어쩔 수 없으니까 할 말이 없지만 리더와 피아노하시는 분이 둘 다 음악전공자였습니다. 그런데 매 주 드리는 교회에서 하는 찬양에는 애착이 없어보였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짜증나고, 화가나고, 힘들었습니다. 본인들의 명성이 걸린 무대에서도 그런식으로 했을까요... 


"최고의 하나님께 최선의 음악을!!"


OO대학교 교회음악과 표어였습니다. 그런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잘 본 적 없습니다.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도 잘 볼 수 없었구요. 음악에 대한 진지하지 않은 태도에 엄청나게 충격먹었던 1인이었습니다. 오히려 아무말없던 몇몇 친구들은 진짜 열심히 했었죠. 말뿐인 저런 슬로건은 필요없지 않나요? "최선의 음악을" 이라는 슬로건에 맞을려면 연습실에 쳐박혀 있어야죠!! 그렇게 할 자신없으면 저런말 쓰면 안되겠구요. 그당시 음담패설이나 늘어놓고, 맨날 술이나 퍼마시던 사람들이 교회에서는 솔리스트이며 찬양사였죠. 거룩한 폼이란 폼은 다잡고^^ (뭐, 믿음이 없는것은 문제삼지 않겠습니다. 누구나 그런 시절을 겪을 수 있으니까요.)  


꼭 교회에서 음악을 그렇게 잘해야하냐라고 물어본다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음악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찬양이 없어도 된다는 말 아닙니다!! 찬양은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예배의 요소입니다. 저는 찬양 그 자체가 예배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아니라 성경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찬양이라는게 꼭 음악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물론 효과적인 측면에선 떨어지겠지만 말입니다. 




최선을 다한 결과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게 문제입니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당연히 전공자만큼 하기 힘들겠죠. 그건 당연합니다. 전공자가 아닌데 교회에서 반주를 하면, 저는 일단 대단하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전공자가 아니고 아마츄어이기 때문에 사실은 더~ 열심히 해야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더 배울려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겠지요!! 


그리고 전공자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음악을 전공한 전공자입니다. 그러므로 저에게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저의 능력을 찬양하는데 다 쏟아붓습니다. 늘 편곡하고, 카피하고, 그리고 주일 당일에 교회에서 하는 연주는 제 인생의 마지막 연주라 생각하고 연주합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 쏟아붓습니다. 그것이 제가 후회하지 않을 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다는 마인드는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교회이기 때문에, 오히려 영혼을 살리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의 열정과 재능을 넘치도록 쏟아부어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박철우선생님에게 받았던, 그리고 기타센터직원에게 받았던 조롱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의 소설을 쓰신 조정래 작가님의 말로 마무리 지을게요.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마라. 최선이란 말은 내 자신의 노력이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쓸 수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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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gene & Ju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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